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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을 하면 세포가 스스로 청소를 한다고? 자가포식이 체중 감량에 중요한 이유

슬기로운 건강러 2025. 5. 7. 18:00
공복 상태가 일정 시간 지속되면 우리 몸속 세포는 ‘자가포식’이라는 청소 기능을 시작합니다. 이 작용은 지방을 태우고 노화와 질병을 막는 데도 큰 역할을 합니다. 자가포식의 작동 원리와 간헐적 단식과의 관계를 쉽게 설명합니다.

🔬 “세포가 스스로를 먹는다?” 생소한 개념, 자가포식이란?

간헐적 단식과 자가 포식

'자가포식(Autophagy)'은 '스스로(self)'를 뜻하는 그리스어 'auto'와 '먹는다(eat)'는 'phagy'가 결합된 단어입니다. 말 그대로, 세포가 자기 안의 불필요한 구성 요소나 손상된 부분을 스스로 분해하여 제거하는 생물학적 과정입니다.

이 작용은 마치 방청소처럼, 고장난 미토콘드리아, 단백질 찌꺼기, 세포 내 쓰레기 등을 처리하면서 세포를 건강하게 유지합니다. 특히 공복 상태나 스트레스 상황에서 활발히 일어납니다.


🕒 자가포식은 언제 시작될까?

간헐적 단식을 할 때, 특히 공복 시간이 12시간 이상 지속되면 인슐린 수치가 떨어지고 세포는 더 이상 외부로부터 에너지를 공급받지 못하게 됩니다.

그러면 세포는 내부 자원을 재활용하기 위해 자가포식을 시작합니다. 이는 단순한 생존 기제가 아니라, 체중 감량, 염증 감소, 노화 억제 등의 효과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 자가포식의 작동 메커니즘

자가포식은 여러 단계로 이루어지며, 복잡한 신호 전달 체계가 관여합니다. 쉽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은 흐름입니다.

  1. 신호 시작: 공복이나 스트레스로 인해 세포 내 에너지 상태가 낮아지면, AMPK라는 에너지 센서가 활성화되고, mTOR라는 단백질 합성 관련 신호가 억제됩니다. 이때 자가포식을 시작하는 단백질 복합체 ULK1이 활성화됩니다.
  2. 자가포식체 형성: 세포 내부에서 ‘오메가좀’이라 불리는 구조가 생기고, LC3 같은 단백질이 붙어 자가포식소체(autophagosome)라는 이중막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3. 표적물 포획: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나 단백질 찌꺼기, 병원체 등이 자가포식소체에 포획됩니다. 이는 마치 진공청소기가 먼지를 흡입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4. 분해 및 재활용: 자가포식소체는 리소좀과 결합되어, 내부 물질을 산성 환경에서 분해합니다. 그 결과 생성된 아미노산, 지방산 등은 다시 에너지로 사용됩니다.

💡 자가포식이 체중 감량에 어떻게 도움이 될까?

간헐적 단식이 지방을 태우는 효과 외에도 주목받는 이유는 바로 자가포식을 유도하기 때문입니다.

  • 지방세포 내 쓰레기 처리: 지방세포가 커지고 비대해지면 내부 스트레스가 증가합니다. 이때 자가포식은 손상된 세포소기관을 정리해 염증을 줄이고, 지방 대사를 원활히 합니다.
  • 인슐린 민감도 향상: 자가포식은 간, 췌장 등 주요 대사기관의 기능 개선에 기여하며, 이는 혈당 조절에도 도움이 됩니다.
  • 노화 억제 및 면역 강화: 자가포식은 세포 노화 방지, 암세포 억제, 면역세포의 활성화와도 연결됩니다.

🔎 간헐적 단식이 자가포식을 촉진한다는 근거

자가포식은 하루 2~3끼 규칙적으로 먹는 생활에서는 거의 일어나지 않지만, 공복 시간이 14~16시간을 넘기면 활성화됩니다.

  • 마우스 실험: 하루 한 끼 먹는 실험에서, 자가포식 단백질(LC3, Atg5)의 발현 증가가 관찰되었으며, 세포 스트레스 저항성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사람 대상 연구: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식사 시간 제한 후 자가포식과 관련된 유전자 발현이 증가된 결과가 보고되었습니다.

⚠️ 주의할 점

자가포식은 유익한 작용이지만, 지나친 단식은 오히려 과도한 자가포식을 유도하여 세포 사멸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임산부, 노약자, 저체중인 사람은 무리한 공복 상태를 피해야 하며, 전문가 및 의사 상담 후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 용어 풀이

용어 설명
mTOR (mechanistic Target of Rapamycin) 세포 성장과 단백질 합성에 관여하는 효소. 영양 상태가 좋을 때 활성화되며, 자가포식을 억제합니다. 공복 상태에서는 억제되어 자가포식이 촉진됩니다.
AMPK (AMP-activated protein kinase) 세포 내 에너지 상태를 감지하는 센서로, 에너지가 부족할 때 활성화되어 자가포식을 촉진합니다. ‘에너지 절약 모드’로 전환하는 스위치 역할을 합니다.
ULK1 자가포식 시작을 담당하는 단백질 복합체입니다. mTOR가 억제되고 AMPK가 활성화되면, ULK1이 작동하면서 자가포식이 시작됩니다.
LC3 (Microtubule-associated proteins 1A/1B-light chain 3) 자가포식소체를 형성할 때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단백질입니다. 실험에서는 LC3의 발현량을 통해 자가포식 활성도를 측정합니다.
Autophagosome (자가포식소체) 세포 내 쓰레기를 담는 이중막 구조의 소포입니다. 이후 리소좀과 결합해 내부의 손상된 성분을 분해합니다.
리소좀 (Lysosome) 세포 내에서 소화기관 역할을 하며, 자가포식소체와 결합하여 내부 물질을 분해합니다. pH가 낮아 단백질 분해 효소가 활성화됩니다.

📚 참고문헌 (MLA 방식)

  1. Chen, Hong, and Yoon-Jeong Oh. “Every-Other-Day Fasting Reverses Obesity-Induced Metabolic Dysfunction and Frailty in Aged Mice Fed a High-Fat Diet.” GeroScience, vol. 45, 2023, pp. 1247–1262. 
  2. He, Congcong, and Daniel J. Klionsky. “Regulation Mechanisms and Signaling Pathways of Autophagy.” Annual Review of Genetics, vol. 43, 2009, pp. 67–93.
  3. Longo, Valter D., and Mark P. Mattson. “Fasting: Molecular Mechanisms and Clinical Applications.” Cell Metabolism, vol. 19, no. 2, 2014, pp. 181–192.